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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닷컴] 박장길 자선 시(6) 나는 달이 되고 달은 내가 된다(외10수)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박장길 자선 시 6 


나는 달이 되고 달은 내가 된다(외10수)


박장길



어둠이 색바래가는 새벽

잠을 개여 높이 베고

달을 마주보고 있다


창문 넘어 고요히 들여다보는

하늘의 저 흰 눈동자


손바닥으로 달을 막아 나를 숨긴다

나의 손바닥으로 달도 숨었다


배구로 두터워진 손바닥으로

뻥 ㅡ 달을 쳐서 깨뜨리니

몸에 쏟아지는 달부스러기들


문득 달이 깨진 하늘 한가운데

내가 고요히 누워있다


밤도 낮을 낳으며 희여진다

밤은 낮의 어머니


몸에 마음을 입고

나는 달이 되고 달은 내가 된다


달이 되여 나를 들여다보니

혼자서도 여럿이 놀고 있다


2018. 9. 9



저 산 해옆에 앉고 싶다


오늘은

남은 생의 첫날이다

세상에 처음 나온 생명처럼

심장소리를 듣는다


아침 붉은 해

첫날을 펼치며

아버지 제사상에 오른 빨간 사과같이

산우에 얌전히 앉아있다


아버지의 주름진 이마의 이랑에서

싱싱하게 자라나

맛이 씹히게 좋던

오이 고추 가지 무우 배추……


나도 아들에게

그런 반찬이 되였을가


저 산 해옆에 얌전하게

같이 앉아있고 싶다

근심을 잊는다는 망우초

원추리를 한아름 안고 …


아침의 얼굴

나팔꽃 입에 물고

아버지를 소리 죽여 불러보는

내 옆으로 지금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고요히 아침 이슬을 마시는 국화여

모든 꽃의 마지막 꽃이여

아버지의 잔에 반만 이슬을  

반은 나의 눈물을 채우련다


2018. 6. 21~ 9. 23



바다


야망은 더 깊고 넓어

끝없이 땅을 침략한다

바다의 야욕에

나는 욕심을 잃어버린다


땅을 차지하려는

욕망의 바다에 빠진 바다

거품물고 쳐들어왔다가

땅에 떨어지는 바다


영원히 포기를 모르는

용감한 호전광은

다시 패잔병을 모아서

렬지어 공격해오지만

또 옆드려 후퇴할것을

세월은 알고 있다


과욕으로 무너지는 바다

쓰러지는 것은 또 바다

상처로 푸르게 멍든 바다


산산이 모래로 부서진

바다의 꿈을 밟으면서

아무런 욕심도 일지 않는

나를 본다 바다가 준 선물이다


2017. 7. 4



피아노


검은 짐승 한마리 큰 몸집 웅크리고

이발을 빛내면서 노래부른다

노래소리 집을 메고 나가

여기저기 자리잡고

무게를 누르며 꿈틀거린다

하얀 이발 까만 이발 바꿔가며

계속 노래 부른다

퍼져오르는 노래를 타고

검은 옷 천사들 줄쳐 날아오른다

하늘을 부채질하는

날개속에서 까나 온 새끼들

날아갔다 날아왔다 포물선 그린다

태양의 얼굴에 황금화살를 꽂는다

벽을 뚫고 들어간다

나의 가슴을 뚫고 들어왔다

한갈래 새로운 길이 생겨났다


2014.7.16



학부인

푸른빛을 입는다 천년을 먹고

또 천년을 먹고 검은 빛을 입으며

긴 부리는 헛됨을 마다하고

긴 목은 과욕을 삼가하며

긴 밤을 건너온 흰빛 한줄기


가려서 내린 고장에 두고 온 정

지나간 발자국을 쓸어모아 딛고

있는대로 목을 뽑아 산넘어

한점한점 추억을 물어온다


한생의 세월로는 못다 아쉬울

그때의 해살을 털고있다

무겁게 두껍게 껴입은

한겹한겹 나이를 벗어버린다


파란을 견딘 빛부신 고고함에

세월은 미끌어져 무너진다

천년이 가도 달빛은 늙지 않는다

만년이 가도 해빛은 늙지 않는다


2016.3.30



해바라기

한여름 타는 태양을

가슴으로만 머금어

까만 씨를 여물리고


황금의 수레바퀴를 굴려

빛을 가득 싣고 온다


세월을 총총 박아물고

더러운 땅을 싫어하는

그 격도 끝까지 높이며


머리를 숙여

마음을 아래로 향하고

깨끗한 곳을 찾는다


2018. 9. 24



호박씨 흰이발


파란 우산 파란 양산

높이 들어 펼치고

그  아래 숨어 자란 호박이


수줍음을 벗어던지고

대지를 구르며

나의 등에 올라 업히였다


넝쿨채로 호박이

해를 안고 달을 안고

뒹굴뒹굴 굴러온다


겉살은

속살의 달콤한

그 부드러움을 지키며

꼭 감싸안고 있다


속을 비워

빈 껍데기로 남을 호박이

잔등을 모없이 다지며

아버지같이 엄마같이

나에게 업혀 고스란하다


호박씨 흰이발이 물고 있는

그 꿈이 총총총 심어진다

다정해진 가슴에


세월의 무게에

어깨를 바꾸며 생각을 바꾼다

둥글둥글 호박이여


내 가슴속에도

꿈이 속살에 묻혀서

흰이발 가득 호박으로 웃고 있다

흰이발 가득 웃는 너


2018. 11. 27



아버지. 그 묵묵한 이름


한쪽 입은 땅에 묻고

한쪽 입은 하늘에 열고

하늘땅을 호흡하였다


한구들 따뜻함을

높이 서서 깊이 숨쉬였다


거멓게 탄 속을

하늘과 땅에만 보이며

숨겨온 나날들


그 구새먹은 가슴이

세상을 떠나

내 안에 뿌리박았다

아버지. 그 묵묵한 이름


나는 구새통을 품고

허공에 뿜어올린 한숨을

이제 읽으며

지금 아프다

  

2017. 12. 10



뿌리.  대지를 움켜쥔 손 (1)


거치른 손이

깊이 땅을 움켜쥐고 있다


손을 놓으면 목숨을 버리는 것

온 몸으로 힘주어

움켜쥔 대지


힘을 쓰며

근육으로 튼튼한 몸에는

계절이 업혀 살아간다


머리채를 잡은

비바람 눈보라

또 이기고 가슴을 펼 때


땅을 거머쥔 그 푸른 힘

전신에 휘도는 싱싱함의 무게!


힘살 오른 뿌리의 손이

내 가슴 뻗어와 움켜쥔다

갈지자로 걷고 있는 

나를 잡아주는 아버지의 손!


나 언제 드디여 나무 될가?


2016.9.25



나무아래 의자


버드나무아래

의자들이 가지런히 앉아있다

바쁜 세월 쉬며 가라고

자기를 비워놓고 있다


바쁜 사람 앉을 시간 없고

앉아있을 시간 있는 사람은

앉아있을 시간 많지 않다


저승 가는 대합실

또 새 손님들이

천천히 가려고 천천히 오고 있다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앉아

이 세상 소풍을 한 이들을


한명 한명 세면서

나뭇잎만 피고 지며

명복을 빌어주는 저승 가는 간이역.

 

2017. 2. 17



가대기


력사의 유골이 살아있다

날기 위해 퍼덕이는

새의 모양으로 서있다


남자이던 시절이 그리워

세월의 어깨에 기대고 서서

날개을 푸덕이고 싶은

저 령혼의 마른 그림자


천년의 잠을 끌어안고 돌아누워

천년의 처녀를 바친

첫남자를 잊지 못하는 대지도


흰이불을 개여 하늘에 얹고

부채살 펼친 깊은 속살의 바줄로

첫사랑에 묶어둔 마음

백년 또 백년 풀지 않는다


2018. 3. 23

式(任选其一)


시인 박장길

국가1급작가


시집

《매돌》《찰떡》 

《짧은 시,긴 탄식》

《너라는 역에 도착하다》


동시집

《소녀의 봄》


가사집

《부부사이는 춘하추동》


수필집

《어머니 시집가는 날》



 박장길의 시세계 


(5) 바위,아득한 세월 (외11수)

(4) 소나무는 벼랑이 무섭지않다 (외11수)

(3) 옹이 (외9수)

(2) 시내물 (외9수)

(1) 아리랑 뜨락(외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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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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