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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력사] 전우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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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력사

전우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항일련군 녀 전사 리민의 이야기



리민 동지가 항일할 때 신던 초신을 보여 주고 있다. /자료사진


   리민은 1924년 흑룡강성 탕원현 오동하에서 태여났다. 1930년 부모를 따라 집현현 왕해툰(集贤王海屯)에 이사왔고 여섯살에 아동단에 가입했으며 12살에 항일련군에 참가하여 항일전쟁이 승리할 때까지 목숨을 내 걸고 용감히 싸웠다.


  1938년 11월 항일련군 6군 1사 정치부 주임 서광해가 거느리는 20여명 전사들은 괴뢰군 35퇀과 맞닥뜨렸다. 가렬처절한 전투를 벌였으나 우리보다 10배보다 더 많은 적군을 도저히 당할 수 없어 서광해, 배성춘과 그의 전우들은 장렬히 희생되였다.


  전투는 매우 치렬했으며 궁지에 몰린 항일련군 전사들은 포위망 돌파에 전력했다. 적군이 리민에게로 다가올 무렵 리민은 재빨리 눈구뎅이로 굴러들어가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시간이 퍼그나 지난 다음 적군은 멀리 사라졌다. 두 다리가 굳어져 굽힐 수가 없어 도저히 일어설 수 없었다. 가까스로 눈구뎅이에서 기여 나온 그는 바지가 눈에 얼어붙었고 간신히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여러번 반복해서야 겨우 일어설 수 있었다.


  어디로 갈까? 어둠이 깃든 캄캄 칠야에 방향을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여기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대오를 찾아떠나야 했다. 그는 탄알이 떨어진 빈 총을 메고 앞으로 이동하며 스스로 자기에게 명령했다. “용감해야 한다. 빨리 가야 한다!” 몇걸음 가다가 그는 생각했다. 서산 북산으로 가보자 혹시 보살핌이 필요한 부상당한 전우들이 있을 지도 모른다. 전우들을 찾으면 얼마나 기쁠가! 그는 계곡쪽으로 걸어가며 “동지!–”하고 불러보았지만 들려오는 것은 심산의 메아리뿐이였다.


  깊은 밤의 찬 바람은 뼈를 찌르는것 같았다. 그는 굶주리고 지친 나머지 저도 몰래 눈 우에 잠들어 버렸다. 깨여나 보니 강추위에 저절로 이가 쫓겼고 온 몸이 부르르 떨렸다. 발은 얼어들어 아프고 저려났다. 그는 발이 얼어 잘못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것을 의식했다. 그는 두 발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썼다. 신을 벗으려 했지만 벗을 수가 없었다. 발이 이미 얼어든 것일까? 아니면 몸이 허약해 져 무기력해서일까? 안간힘을 다해 여러번 시도해서야 겨우 신을 벗을 수 있었다. 그는 눈을 얼어든 발에 대고 비볐다. 약 한시간이 지나니 통증은 더 심해져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 그는 얼었던 발이 호전되는 징조임을 깨달았고 점차 지각을 찾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다. 겨우 일어섰다. 나무가지를 찾아 지팡이 삼아 짚고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전진했다.


  어느덧 태양이 한발이나 솟아올랐다. 그는 목적 없이 산을 톺았다. 산비탈에는 나무잎이 떨어져 있었고 마른 풀들이 깔려 있었다. 그대로 걸터 앉아 눈을 한웅큼 쥐여 입에 넣었다. 갑자기 마른 풀숲 속에서 얼어죽은 쥐 한마리가 눈에 띄였다. 그는 생각했다. 털에 뒤덮인 몸뚱이로 요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얼어 죽은 쥐를 풀잎에 싸서 주머니에 넣고 가면서 생각했다. 불이 있어 구워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산비탈에서 작은 느릅나무를 보았다. 느릅나무 가지를 꺽어 입어 넣고 씹었다. 가지에서 나온 진득한 액체를 삼켰다. 한쪽으로 씹으며 한쪽으로는 느릅나무 가지를 꺽어 주머니에 넣었다. 고작 이것이 그의 하루 식량이였다.


  또 다른 산에 올랐다. 산 밑에 있는 좁은 계곡이 보였다. 갑자기 계곡 아래에 있는 작은 집에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날씨는 또 음침해 지기 시작해 앞의 경물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음페된 곳에 숨어서 작은 집을 주시했다. 아, 적이다. 그가 몸을 돌려 도망가려는 순간 군복을 입고 마스크를 낀 사람이 걸어왔다. 입에서는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그가 물었다. “다레까?”(일본어로 “누구냐?”)


  어쩌지? 다급한 때에 갑자기 묘한 생각이 떠 오른 그는 우선 상대방을 놀래기로 작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피동에 처하게 되니까. 폭로되면 큰 일이다. 그는 탄창이 빈 총을 겨눠 들고 “꼼짝 말앗!”, “빨간 수염아!”라고 소리쳤다. 상대방도 소리 지르며 총을 꺼내들었다. 곧바로 작은 집에 있던 적들이 뛰쳐나와 그를 향해 사격했다. 그는 죽기 내기로 줄행랑을 놓았다. 련속 산 두개를 뛰어넘었다. 제정신이 아니였다. 적군의 총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고 나니 더 무기력해졌다.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워 났다. 기침을 둬번 깃었는데 피가 나왔다. 눈앞이 캄캄해 나며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는지 그가 눈을 떳다. 그는 생각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희생된 전우들을 위해 복수해야 한다. 그들이 채 해내지 못한 일을 내가 이어서 계속 해야 한다. 그는 나무가지를 지팽이 삼아 짚고 간신히 발자국을 떼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전우들이여! 지금 어디에 있어요?” 산비탈의 작은 계곡까지 이른 그는 김이 모락 모락 피여오르는 얼음구멍을 발견했다. 졸랑 졸랑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렸다. 아! 샘물, 생명을 구해 주는 샘물이였다. 그는 샘터의 돌우에 엎드려 얼음을 깨고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의 눈길은 샘물터의 돌에 가 멎었다. 갑자기 아버지가 들려주던 돌로 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돌 두개를 주어들고 찢어진 솜옷에서 솜을 뜯어냈다. 두 돌을 마찰시키니 불꽃이 튀였다. 그러나 솜에는 불이 달리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는 “아버지, 아버지, 빨리 와서 이 딸을 구해주세요!”라고 무기력하게 외쳤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산비탈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누렇게 말라버린 양수염초를 보았다. 그는 이 풀로 신깔개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른 풀을 뜯어 원래의 신깔개를 대체해 깔고 발싸개 천을 배낭에 넣으려는 순간 뜻밖에 놀랍고도 기쁜 일이 생겼다. 배낭에서 쓰다 남은 성냥 반갑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 성냥은 다름아닌 배언니가 넣어준 것임에 틀림 없었다. 성냥이 있으니 희망이 보였다. 우선 생각한 것이 얼어죽은 쥐를 구워 먹는 것이였다. 그는 마른 풀과 나무가지를 한데 모아놓고 불을 지피고 죽은 쥐를 그 위에 올려놓았다. 이윽고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쥐고기 구이로 주린 창자를 달랠 수 있었다.


  날이 개이기 시작했다. 태양이 서산에 걸려 있다. 그 빛이 점점 미약해 지고 있었다. 나무가지 사이에 한 겨울 석양의 찬 빛이 걸려 있을 뿐이다. 이윽고 어둠이 그를 삼켜버렸다…


  그는 높을 곳을 향해 톺았다. 대오의 숙영 불빛이 보이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는 안간 힘을 다 해 자기에게 명령했다. “넘어질 수 없다. 넘어져서는 안된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수 없다….” 그는 산 아래를 굽어 보았다. 산 아래에는 붉은 빛이 있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산 아래를 보았다. 아! 불빛이였다. 그는 불빛을 향해 간신히 기여갔다. 불빛과 300~400미터 거리까지 다가갔다. 갑자기 포복을 멈추고 생각했다. 만약 적을 만나면 어떻게 할까? 반드시 전방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그는 조심스레 100여미터 지점까지 기여서 접근했다. 한 사람이 불빛 옆에서 “적련장(狄连长)께 보고합니다. 서산 비탈에 동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똑똑히 들리지 않습니다.”라고 보고하는 소리가 들렸다.


  “동지들 빨리 대렬을 맞춥시다.” 누가 외쳤다. 동지들이라는 말에 그는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불빛을 향해 기여갔다. 불빛에 접근하기도 전에 인사불성이 되였다.


  그가 깨여났을 때는 오옥광 주임, 적련장이 연신 “리동무, 리동무, 깨여나세요!”라고 외치며 그에게 물을 먹이고 있었다. 그가 겨우 눈을 뜨고 전우들의 긴장하고도 관심에 찬 얼굴을 보는 순간 “동지들 …”이라는 한마디 말뿐, 눈물이 쏟아져 나와 오래 동안 말을 할 수 없었다.


  련속되는 강행군과 비통으로 그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열이 몹시 나고 입에서는 련속 “서주임, 배언니 지금 어디에 있어요, 저를 기다려 주세요…”라는 환각적인 되뇌임뿐이였다.


  얼마나 잤는지 그는 마침내 깨여났다. 이때 오주임이 격앙된 목소리로 힘있게 말했다. “동지들 우리는 눈물을 닦고 모든 비통과 원한을 힘으로 바꾸어 렬사들이 완성하지 못한 사업을 계속 완성해야 합니다. 희생된 전우들을 위해 피로 얼룩진 원한을 갚아야 합니다!”


  오주임의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온 몸에 힘이 솟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 우리는 견강해야 한다. 계속 완강하게 전투하여 일본침략자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혁명의 최후 승리를 거둬야 한다.”


  박영학/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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