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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닷컴] 사내대장부는 녀자가 만든다 (김훈)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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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대장부는 녀자가 만든다


김훈



오늘 얘기는 50년전 집체호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 수확계절 하루는 필자는 집체호 녀성 식구 9명을 인솔해 무밭에 갔다.  무를 뽑아서 낫으로 잎을 쳐내고 한 곳에 모아놓는 일을 그 때 우리는 "무끼뽑기"라고 했다.  한참 일하고 있는데 집체호 한 녀자애가 필자에게 "김훈아 쟤들이 무끼밭에 들어와 우리 무끼를 뽑아먹는다"고 한다.  고개를 돌려보니 인근 생산대의 귀향지식청년 대여섯이 무를 뽑아 먹고 있다.  


귀향지식청년,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인데 당시 농촌엔 두가지 류형의 지식청년이 있었다.  한 부류는 필자처럼 시내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농촌에 간 지식청년이고 다른 한 부류는 농촌 호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다.  


"무끼 몇개 뽑아먹는데 뭐 큰 일 났다고 호돌갑이냐?"  

그랬더니 그 녀자애가 하는 말,  

"쟤들이 무끼만 먹는 게 아니고 우리에게 막  '히야까시' 부친다."  

일본어인 "히야까시(ひやかし)"란 말은 그 땐 녀자애들을 놀린다는 말로 류행되였는데 지금의 "미투 잣대"를 갖다 대면 "성희롱"이다.  그 녀자애가 단 뒷말에 필자는 "사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너 남자라는 게 저것들이 우릴 '히야까시' 하는데 보고만 있니?"


혼자서 대여섯명, 그것도 필자보다 몇살 위로 보이는 귀향지식청년들을 상대혼자서 대여섯명, 그것도 필자보다 몇살 위로 보이는 귀향지식청년들을 상대로 맞선다는 건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9명 집체호 녀성 식구들이 그래도 남자라고 봐주는 판에 죽게 얻어터져도 나서야 한다.  속이 떨렸는지 무 잎을 자른다는 게 낫으로 식지를 긁었다. 크게 베여 피가 땅에 떨어졌다.  피를 보면 눈에 달이 오른다는 말이 있다.  



피가 떨어지는 식지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엔 피 묻은 낫을 쳐들고 무밭에 들어선 귀향지식청년들한테로 걸어갔다.  평소 같으면 "우리 생산대 무끼 맛이 어떻소?" "몇개 뽑아 가오"라고 "선심"을 쓰겠지만 9명 집체호 녀식구들이 지켜보는 판은 "결전"으로 가는 판이다.  


낫을 비껴들고 다가가는 그 서슬에 무밭에 들어섰던 귀향지식청년들이 급히 길 쪽으로 물러선다.  먹던 "무끼"도 버린 채.  말 한마디 없이 "승부"를 가렸다. "사내대장부"의 위상을 세웠다.  그 날 집체호 녀성식구들에게서 받은 최고의 평가는 "김훈아 너 정말 쎄다"이다.  허허허.  


그 후로 또 한 번 낫을 뽑아들 일이 생겼다.  필자가 집체호의 한 녀자애와 함께 연길에 갔던 길에 생산대에서 사 오라는 낫 두 묶음을 나누어 메고 당시 "북대 언덕"이란 곳을 지나치는데 깊 옆 나무그늘에 앉아있던 귀향지식청년 몇이 녀자애에게 "히야까시"를 부친다.  뭐,  가슴이 어떻고 엉덩이가 어떻고 그냥 못들은 척 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녀자애가 필자에게 한 마디 한다.  단마디로 짧은 말이지만 피가 솟게 하는 말이다.  "너 가만있니?"  


이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우기 속으로 좋아하는 녀자  이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우기 속으로 좋아하는 녀자애 앞에서.  대꾸 없이 몇걸음 걷다가 어깨에 둘러멘 낫 묶음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낫을 묶었던 새끼줄이 끊어지면서 낫 열 자루가 땅바닥에 널렸다.  그 중 두 자루를 량손에 갈라 쥐고 돌아섰다.  입에선 튕겨 나온 고함에 가까운 소리.  


"죽고 싶니?"  


그 서슬에 "히야까시"를 부치던 녀석들이 죄다 꼬리를 뺐다. "개선장군"이라도 이런 "개선장군"이 어디 있으랴.  또 한 번,  사내대장부로 태여난 날이다.  훗날 안해에게 그 날 모습이 멋있었지 하니 그런 일도 있었냐고 한다.  사내대장부의 "멋진" 형상은 진작 지워져 있었다.  



사내대장부로 두 번 태여나면서 얻은 감회란 "사내대장부가 따로 없다.  사내대장부는 녀자가 만든다.  믿음이 가지 않으면 세계력사를 보라"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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