查看原文
其他

[영상수필] 김훈 "​인정이 그리운 날"(김계월 랑송)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조글로   

       이슈 단체 인물 비즈 문학 력사  

제보광고검색pc버전| 건강|노래珍藏版|web





인정이 그리운 날

김훈


  “사람들이 같이 일을 하다 보니, 같이 먹었다. 같이 먹다가 보니, 일상생활 속에서도 싸리 울타리 너머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또 같이 놀았다. 사람들은 다달이 달이 높은 날로 명절을 만들어 놓고 휴식을 취하며 음식을 나누어 먹고 힘을 냈다. 농사지으며 이런저런 일로 얽히고설킨 감정들을 풀며 고운 해와 맑은 달 아래 노래하고 춤추었다.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같이 놀다가 보니, 일과 놀이가 따로 있지 않고 일이 곧 놀이요 놀이가 곧 일이 되었다”

  십여 가구만 모여 사는 한국의 한 작은 시골마을의 풍속도이다.



  “지금 이웃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웃에 사는 사람 같기는 한데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사회 전반 여론조사(GSS) 통계에 의하면 1970년대 중반 미국에서 이웃과 주 1회 이상 어울리는 사람은 30%에 달했다. 지금은 20%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이웃과 전혀 왕래가 없다는 사람은 40년 전 20%였던 것이 지금은 35%에 달한다.지어 지구 저편의 누군가와는 매일 대화를 나누면서 이웃과는 인사도 나누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계로 그려진 미국의 풍속도이다. 세계 풍속도도 다름바 없다. 그럼 역병사태를 겪는 지금의 모습은?


  “인간하고는 놀지 않고 개하고만 논다. 눈떠서부터 잠들기까지 핸드폰만 만지작거린다.밖에 나가기 겁나서 술집도 못 가고 이성도 못 사귀고 놀러도 못 간다. 만나는 사람이 코로나에 걸렸나 의심부터 앞세우고 다닐 곳이 코로나 의심지역인가 잠시 머무를 자리가 바이러스에 오염되지 않았느냐 부터 확인한다. 식당에 가지 않고 인간을 멀리한 외진 곳에 가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식구끼리 밥 먹고 모임이란 모임은 모두 취소하고 불어나는 체중에 짜증만 낸다.”


  코로나가 바꿔버린 현재 우리의 일상이다. 각이한 시대의 풍속도에서 그래도 농경사회의 오래된 시골마을 풍속도가 가장 유혹적이고 신선함을 준다. 시골마을의 풍속도를 글로 그린 분은 한국의 김용택 시인이다. 시인은 지금도 그런 풍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고향마을에서 산다고 했다. 지금 세월에 참으로 복 받은 분이시다. 시인은 고향마을이 오래전 풍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원인을 “공동체”에서 찾았다.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탄생한 말이 인류의 공용어인 ‘공동체’다. 정치사회적이고 철학적이고 과학적이고 예술적이고 문화, 인류사적이고 생명공동체적인 이 아름다운 인문 용어는 실은 오늘날에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다.”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본을 편한 말로 표현하면 인정이다.인정이 오가면 공동체가 이루어지고 유지된다.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할머니 심부름을 곧잘 했다. 주로 “경상도집”이라고 불리는 할머니한테 심부름을 자주 갔다. 할머니는 색다른 음식은 꼭 “경상도집”에 보냈고 “경상도집” 할머니 역시 색다른 음식을 만들면 꼭 필자를 집에 불러들여 심부름을 시켰다. 오가는 인정이고 함께 하는 “공동체”이다.



  전라도 곡성이 고향인 할머니는 “전라도댁”으로 불렸는데 할머니들은 그 때 벌써“전라도”니 “경상도”니 하는 지역감정을 버리고 친하게 지내신 것 같다. 한번은 할머니 심부름을 갔다가 “경상도집” 할머니한테 혼쭐이 난적이 있다. 그날 할머니는 어린 필자에게 소보치(삼태기의 방언)를 쓰고 바가지를 들고 “경상도집”에 가서 소금을 가져오라고 했다.



  필자가 마당에 들어서기 바쁘게 “경상도집” 할머니는 다짜고짜로 빗자루로 필자의 엉덩이를 치면서 “다시 오줌 싸면 더 혼내줄거다”고 했다. 빌빌 울면서 집에 돌아오니 할머니는 되레 크게 웃으신다. 그러곤 하시는 말씀이 “너 또 이불에 오줌 싸면 소금 심부름 또 시킨다”이다. 우리 민족만 갖고 있는 “오줌싸개 벌칙이다. 그 뒤론 소금이란 말만 나와도 등골이 오싹해나서 그런지 이불에 오줌을 싸는 일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 역시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우리 민족만이 갖고 있던 한 장의 풍속도이다. 인정이 바탕이 된 이런 풍속도가 세월과 더불어 한 장, 한 장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 진짜 아쉽고 눈물 난다. 필자가 향후 스스로 그릴 풍속도가 “인간하고는 놀지 않고 개하고만 놀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그런 그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 장담하지만 현재마저도 불확실한 세월에 향후는 어떻게 될지 누가 알랴. 미래는 도저히 예측 불가능하니까.   勋之页 6月2日


方式(任选其一)


 김훈

국가1급작가 


김훈  작품세계  


(수필)사내대장부는 녀자가 만든다

(수필)내가 살았던 연길에는/작가 생애 이력서



 안내 : "문학작품"은 sinbalam과 위챗친구하여 보내주시면 등재해드립니다.-신바람


최신 작가와 작품

2020년 최신 작품
[김호웅 칼럼] "우리 말 굳이 배워야 하나",말이 되나?
[문학닷컴] 김재현 시 "어머니 생각" (외4수)
(수필) 민낯 (궁금이)

(평론)불은 누가, 니가 조심해야지, 남자야!-재미나는 김정권의 <불조심> (우상렬)[구술61] 중국조선족음악연구회의 발족과 콩클 개시 (박장수 편 3)
(단편) 익애 (서가인)
[우리력사] 혁명화가 한락연선생을 기리며 (리성일)
(단편) 불조심 (김정권)[현춘산] 남영전토템시로 본 토템문화 1. 달, 영구한 생명력의 상징[문학닷컴] (회고) 김학철선생님 인상기 (남룡해)[추모글] 묵(墨)향 천리, 덕(徳)향 만리-(림장춘)
 문학작품 더 보기(请点击) 

2020년 작가
칼럼김호웅리성일김혁채영춘리성일우상렬허명철박광성강효삼리성일장동일박광해최학송박승권김혁현춘산채영춘주소란|박광성|예동근|김범송김경애김문일김광림리동렬김정룡문학김재현궁금이우상렬서가인김정권|현춘산|남룡해림장춘궁금이김창영허강일회령김정권최상운김훈지향옥림운호김병민손룡호렴광호리해란서가인신철국최화길손룡호허강일이문혁김학철김혁림원춘허미란박장길렴광호김재현김수영김두필김일량남영전현춘산서가인리문호리광인김혁한석윤|허미란김학송김호웅남룡해김정권김영분림운호장학규리련화한영철김경진김영택김병민김복순최상운회령채영춘김명숙류영자김춘실류재순려순희김홍남윤청남리동춘심명주최화김명순 [현춘산] 남영전토템시로 본 토템문화 1[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있다18[허강일 추리소설] 흉수는 바로 그놈이였다력사[구술] 박장수 편 3[신철국 장편스포츠실화] 챔피언 1965 (13)[구술] 김학철(7)[珍藏版]리광인 '70년대 사람들'|[구술] 남영전(1) (2) (3) (4) (5) (6) 양림(구술)채영춘(10) 리광인 실화문학《아,나의 중학시절이여》(구술)림원춘(7) |특집[珍藏版] 우리말 어원 산책(렴광호)

 



조글로·潮歌网조선족 정보 총집합!




    您可能也对以下帖子感兴趣

    文章有问题?点此查看未经处理的缓存